선나리 빅이슈코리아 디자이너
세상의 모든 소통을 좀더 쉽고 아름답게


재능기부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는 법. 빅이슈코리아에도 디자이너가 있다. 외주로 진행되는 잡지 편집 디자인을 제외한 빅이슈코리아에 필요한 모든 디자인을 담당하는 선나리 디자이너를 만났다.


Q. 빅이슈코리아 직원 가운데는 유일한 디자이너인데,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A. 빅이슈코리아 잡지 디자인을 담당하는 외주 디자인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잡지 외에 빅이슈코리아에 필요한 모든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Q. 디자인 재능기부자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 굳이 직원이 필요한가요?

A. 단적인 예로 사이트 배너 제작 같은 경우는, 회사의 철학이나 콘셉트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죠. 그리고 급한 수정 요청 같은 것도 바로바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요. 때문에 전담 디자이너가 한 명 이상은 필요합니다.

Q. 창간부터 함께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적 디자인 회사와는 달랐을텐데, 어떻게 빅이슈코리아를 알고 선택하신 건가요?

A. 저와 빅이슈는 오랜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3년 전,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바리스타를 했었어요. 그런데 매일 마감 시간마다 커피를 사러 오는 조금 허름한 차림새의 흑인 아저씨가 있었거든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조금씩 친해졌는데, 그 분이 바로 빅이슈 벤더(빅이슈 판매원)였죠.
그렇게 빅이슈를 알게 되고, 한국으로 돌아와 ‘빅이슈 창간준비 모임’ 카페에 가입했어요. 그러다 졸업작품의 주제로 빅이슈를 선정, 한국에서 빅이슈 창간을 홍보하는 가상 프로모션을 진행·제작했습니다.
졸업작품 준비 과정 중에 빅이슈 창간준비 모임 카페를 통해 필요한 자료들을 받았고, 그것을 인연으로 빅이슈코리아 디자이너로 오게 됐습니다.

Q. 디자이너를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어릴 적부터 만들기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조소를 전공한 어머니 덕에 전시회에서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자연스레 흥미가 생겼죠.
미술학원을 다니며 회화보다는 디자인이 적성에 더 맞는다고 느끼고, 디자인을 전공으로 택했습니다.
여기까지 온 데에 어떤 큰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어릴 적부터 적성과 흥미를 찾아, 디자이너가 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준비했습니다. 물론 제 선택에 후회도 없고요.

Q. 거의 디자이너로 태어났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디자이너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시나요?

A. 디자이너란 세상의 모든 소통을 좀 더 쉽고 아름답게 또 편리하게끔 돕는 존재가 아닐까요?

Q. 당신에게 빅이슈코리아는 어떤 의미인가요?

A. 빅이슈코리아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그 시스템이 여느 잡지사와는 다릅니다. 그런 시스템이 처음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서 늘 즐겁습니다. 지금도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는데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그런 과정을 거치며 하나하나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점에서 빅이슈코리아와 저는 닮지 않았나요?

Q. 디자이너로서 2011년의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디자이너라는 큰 바탕 위에 어떤 방향으로, 어떤 방법으로 커리어를 쌓아갈 것인가를 늘 고민합니다. 2011년은 우선 저의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10년 후의 내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내,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게 목표입니다.

Q.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넓어지는 걸 느낄 때입니다. 특히 빅이슈코리아에 있으면서, 그 동안 제가 얼마나 편협한 관점에서 사물과 세상을 바라봤었는지 깨달았죠.
또 여기서 제가 하는 일은 작은 일이지만, 천천히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보람을 느껴요. ‘당신이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라는 빅이슈코리아의 슬로건처럼 말이죠.

Q.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누구인가요?

A. 빅터 파파넥이요.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바탕이 된 그의 디자인 철학을 존경합니다.

Q. 디자이너를 장래희망으로 생각하는 후배들이 많을텐데, 그들에게 선배 디자이너로서 한 마디 부탁합니다.
A. 디자인은 콘텐츠가 시각적으로 전하는 첫 번째 소통입니다. 그게 바로 디자인의 힘이자 매력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만큼 콘텐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최종 결과물이 소비자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죠. 보여지는 화려함과 매력에만 이끌려 이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요, 콘텐츠는 디자이너의 것이기도 하지만, 제3자의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높아야 합니다.

Q. 빅이슈코리아에 대한 짤막한 홍보 부탁합니다.

A. 빅이슈를 통해 여러분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잡지를 구매하며 빅판과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또 잡지를 읽으며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죠. 당신이 읽는 순간, 당신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겁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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