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던 프로젝트 멀티 플레이어
이영원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웰던 프로젝트의 조동희 대장이 그를 만나기 전에 웰던 프로젝트는 하나의 목소리와 텍스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영원 디자이너와 웰던 프로젝트가 만나자, 웰던 프로젝트는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몸짓으로 기억에 남을 하나의 의미가 됐다.

웰던 프로젝트에서 모션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이영원 디자이너. 그는 2D 작업을 하다 처음 3D를 접했을 때 받은 느낌을 잊지 못한다고. 그리고 우리는 그가 만들어낸 이영원 식 모션 그래피 때문에 웰던 프로젝트를 잊지 못한다.


모션 그래픽에 빠지다
이영원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를 만나기 전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봤다. 그의 제작물 몇 편이라도 봐야 질문거리가 생길 것 같아 잠시 들러보마 했던 것인데, 블로그에 올려진 동영상을 샅샅이 다 보고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캐릭터에 미소짓다가, 예상치 못한 유머에 ‘푸핫’ 웃음을 터뜨리는 게 그의 작품의 특징. 그러면서도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그대로 기억에 남았다.

그를 만나러 가기도 전에 이미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이영원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는 한동대학교를 졸업했다. 무전공 대학인 한동대학교는 전인적 교육을 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그만큼 하고 싶은 공부도 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내내 인문계에서 공부하다가 대학에서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모션 그래픽의 거장 카일쿠퍼(Kyle Cooper)의 영화 오프닝 타이틀을 보고 모션 그래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2002년 카일쿠퍼가 잠시 내한하면서 그의 작품이 같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카일쿠퍼에게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아마, 당시 모션 그래픽을 시작한 사람들 대부분에게 그가 동기가 됐을 거란다.
“2D 작품만 보다가 그의 작품을 보고, 그게 바로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모션 그래픽을 시작하게 됐죠. 카일쿠퍼를 잘 모르신다면 영화 <세븐>의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를 찾아보세요. 지금 봐도 저릿할 정도입니다.”

모든 창조물에 위트를
중, 고등학교 때부터 디자인을 공부해 온 사람들에 비해 늦게 시작한 만큼 표현에 한계를 느끼는 일은 없느냐고 넌지시 물었다. 그러자 대뜸 “그게 바로 제 장점이에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그림을 잘 그리거나 화려하게 꾸미는 일을 잘 못합니다. 때문에 제 메시지를 잘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장치를 끼워넣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핸디캡 극복을 위해, 무기를 사용하는 반칙을 하는 거죠.(웃음) 저의 경우 그 장치는 위트입니다. 가볍지만 중독성 있는 작품으로 사람들의 눈을 잡는 게 제 특징이죠.”

그렇다면 왜 하필 위트를 택한 것일까?
“사실 사람을 울리는 건 가장 힘듭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사람을 웃기는 것 아닐까요? 제 능력으로 사람을 울게 하는 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고, 그래서 웃기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디자이너는 아주 많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과 차이를 갖는 게 쉽지는 않죠. 저는 한 가지 기억에 남을 소구점을 찾아, 거기서 방점을 찍어주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게 바로 유머였습니다.”

그러나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애환도 많다고 살짝 푸념한다. 사실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은가. 그 자체로는 정말 재미있는 일이지만, 직업이 되면 쉬 지치기 마련. 특히 모션 그래픽은 그 피로도가 빠르다고. 영상에서 자기가 전체를 디렉팅하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부분에만 참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는 갑을병정 중에 ‘정’에 가까워요. 자기가 생각한 것이나 해보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없을 때가 많죠. 단순노동의 비중도 크고, 야근이나 철야로 건강에도 치명적이죠. 제 주변의 사람들도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는 20대에나 하는 일’이라고 말할 정도에요.”

하지만 모션 그래픽의 매력을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촬영, 영상, 편집, 3D, 음악까지 모든 것을 전부 책임지고 뽑아내야 하므로 힘들지만, 그만큼의 보람과 가치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스마트 TV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하는 핸드스튜디오에서 UX파트를 담당하는 이영원 디자이너. 핸드스튜디오 뿐 아니라, 그는 이미 웰던 프로젝트에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웰던 프로젝트를 알리거나, 대외적 수익사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션 그래픽이 웰던 프로젝트의 무기가 된 것은 그가 온 이후부터다.
“조동희 대장을 만나 웰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있는 활용해 좋은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잡석성 디자이너
웰던 프로젝트 모션 그래픽 담당 1세대로 웰던 프로젝트에서 4개의 영상을 제작하고, 이제는 후배들에게 그 의자를 내어줬다. 그러나 그의 역할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공군 디자인 장교로 복무하면서 홍보를 담당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략을 세우고 언론사와 교류하며, 기획하는 일을 많이 하게 되고 많이 배웠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디자인보다는 기획 업무를 더 많이 하게 되네요. 아직 웰던 프로젝트는 SNS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지만, 기획에 필수인 만큼 곧 SNS의 적극 활용으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뿐만 아니다. 그의 넓은 인맥은 웰던 프로젝트에서 없어서는 안될 자산이다. 웰던 프로젝트의 조동희 대장 역시 현재 참여 디자이너의 많은 수가 그의 소개와 인맥에서 나온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현재 가장 많은 디자이너가 참여하고 있는 ‘VDAS’와 연계하게 된 것도 그의 수훈이다. 조동희 대장과 얘기를 나누다 당시 자신이 다니고 있던 ‘VDAS 커리큘럼’ 실습과정에서 웰던 프로젝트에 필요한 영상을 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실습삼아 만들어야 할 영상이니 웰던 것을 만들면 일거양득이라는 생각에서 한 제안인데,VDAS의 김성일 교수님께서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재학생이 아닌 실력 있는 졸업생을 모아 제작하게끔 배려한 것이다.
그렇게 웰던 프로젝트의 영상들이 나왔다. 그리고 지금도 김성일 교수님이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을 계속 연계해 주셔서 웰던 프로젝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새로운 도전, 잘 먹겠습니다
그가 웰던 프로젝트에서 처음 한 것은 월드비전의 인포그래피인 ‘아동보호캠페인(Safe Save Say)’이다. 그리고 이어 제작한 월드비전의 ‘기아체험 24’ 홍보 영상은 상당히 높은 완성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영원 디자이너 역시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는 작품이기도 한다.





그리고 올해도 역시 월드비전에서 진행중인 ‘잘먹겠습니다(Bon Appetite)’ 캠페인 홍보 동영상을 제작했다. 물론 이번 작품에는 웰던 프로젝트의 많은 이들이 함께 했지만, 특히 그의 손길이 많이 닿아있다. 편집, 디자인은 물론 실사 촬영까지의 그의 작품이다.

“처음 실사 촬영을 직접 했습니다. 쉽지는 않은 작업이었죠. 수업시간에 잠깐 배운 것으로 그냥 해봤어요. 촬영에 하루 종일이 걸렸지만, 좋은 경험이었죠.” 

‘잘 먹겠습니다’ 캠페인은 월드비전의 요청으로 웰던 프로젝트에서 기획한 것이다. 참여자가 한 끼 굶는 대신 자신이 먹으려고 했던 식단을 그림으로 그리고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면 그 음식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업에서 대신 기부해 주는 형태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게 중요한 만큼 그의 작품에 거는 기대도 크다. 그의 작품은 국내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월드비전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다. 



영상 감독 중 박명천 감독이 롤 모델이라는 그는  박명천 감독의 고집이 곧 디자인에서의 장인을 만든 계기가 된 것 같단다. 자신 역시 그처럼 완전무결하게 독창적인 자기만의 영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란다.
“5년 후에는 제가 영화의 메인 타이틀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엔딩 크레딧에 ‘이영원’ 제 이름이 올라갔으면 좋겠어요.”

웰던은 내게도 오아시스 같은 곳
웰던 프로젝트가 아프리카에 식수펌프를 만들어 한발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되듯, 그에게도 웰던은 오아시스처럼 휴식 같은 곳이다.

“디자이너, 특히 저처럼 모션그래픽을 하다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 몸과 정신까지 찌들어버릴 때가 있어요. 2~3일 밤새다, 문득 멍하게 고개를 들어보면 “내가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만 들 때가 많아요. 그래서 가끔씩 치열한 일상에서 벗어나 따뜻한 기운을 느껴보고 싶을 때 웰던에 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모션그래픽이지만, 직업이 되면서 점차 표현의 한계를 느끼고 흥미를 잃어갈 즈음, 그는 웰던에 와서 모션 그래픽에 대한 애정을 다잡곤 한다.

“여기서 많은 디자이너를 만나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놀고, 노는 가운데 작업이 나오고, 그 작업이 또 좋은 일로 이어지고…. 경제적인 의미가 단 1%도 들어있지 않은 이런 순수한 네트워크를 통해 저 역시 많은 즐거움을 얻는답니다.”

처음에는 투잡을 한다고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재능기부라는 것을 알고나서는 핸드스튜디오의 안준희 대표도 재능기부에 관심을 갖고, 오히려 기부앱 제작을 기획중이라고.

사람들은 그를 보면 항상 통통 튀며 여기저기 다닌다고 ‘공’ 같다고 한다. 그의 날랜 몸가짐 뿐 아니라, 재기 넘치는 작품들 역시 보는 이의 마음을 공처럼 튀어다니며 신나게 한다.
그러나 그를 아직 정의하기엔 이른 것 같다. 아직도 그의 머릿 속에는 아직 표현되지 않은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가 있으니.
굳이 그를 사물로 표현한다면 어린왕자에 나오는 '상자' 같은 사람이라고 해 두자. 계속해서 새로운 것이 퐁퐁 솟아나오는, 왠지 열어보고 싶은 비밀의 정원 같은 사람 말이다.


[그라폴리오 특집기사, 웰던 프로젝트]
1.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맑은 디자인, 웰던 프로젝트
2. 웰던 프로젝트의 원숭이 대장, 조동희를 만나다
3. 땅 파고 집 짓는 예술가들, 웰던 프로젝트 디자이너
4. 웰던 프로젝트 멀티 플레이어, 이영원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5. 메마른 세상에 단비가 되어, 웰던 프로젝트의 발자취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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