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던 프로젝트의 원숭이 대장
조동희를 만나다

웰던 프로젝트를 만들고, 오늘날까지 이끌어 온 선봉장은 바로 조동희 대장이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웰던 프로젝트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 그래서일까? 아직은 어린 축에 속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심지와 강단에서 우러나오는 아우라는 연륜이나 노련함의 그것을 압도했다.

1.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웰던의 시작과 끝에 있는 원숭이 대장 조동희입니다. 디자인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관심과 열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죠.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디자인과 가장 가까운 일을 찾다가 충동적으로 <CA>에서 에디터로 일한 경험이 있고요. 덕분에 국내외 멋진 디자이너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학교에서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배우는 행운을 누렸지요. 특기이자 웰던에서 맡은 역할은 ‘일 벌이기’입니다.

2. 웰던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요?

일을 그만두고 월드비전에서 봉사활동할 때였어요.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고는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공고를 보고 달려갔는데 제가 맡은 일은 생뚱맞게 어려운 서적의 번역이었습니다. ‘이게 진짜 도움이 되기는 하는 걸까? 원래 하던 일이랑 다르지 않은데 내가 뭐 하는거지… 봉사활동하는 기분이 안 들어…’하며 끙끙대면서 일하고 있었죠.

그러다 문득, 언젠가 ‘페이퍼’ 잡지 바자회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을 팔아 기부금으로 냈던 기억이 났어요. 그게 모티브가 돼 저 역시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맘 먹게 됩니다.

잡지사에서 일하면서 인터뷰했던 디자이너들 중 ‘아! 이 사람 정말 잘한다.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분들에게 연락해서 내가 엽서를 만들어 홍보하고 판매할 테니 작품들을 기부해달라고 한 게 시작이었어요.

모든 일에는 첫 목표설정이 중요하죠. 이왕이면 가장 유용한 걸 기부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아프리카에는 깨끗한 물이 없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 끝에 만장일치로 ‘식수펌프’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식수펌프 가격도 모르고 1회성 이벤트처럼 시작했어요. 그런데 식수펌프 가격이 1,000만 원이나 되면서 일이 커져버렸죠.

덕분에 여러가지 모험과 도전의 나날을 보냈고 그만큼 성취감도 컸던 것 같습니다. 일회성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호응도 좋고 참여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 ‘이걸 모두에게 유용한 플랫폼처럼 만들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까지 발전되고 실현돼가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3. 앞으로 웰던 프로젝트의 참여확산을 위해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게 있나요?

지금까지 웰던 프로젝트는 알음알음으로 모인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비공식적으로 움직이는 곳이었어요. 당연히 제약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올해는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하고 좀더 크고 명확하게 진행할 생각입니다.

참여자들도 점차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기회가 되는대로 해외 프로젝트를 만들거나 해외 디자이너와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글로벌한 플랫폼으로 조금씩 만들어 보려고요.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우수하며, 활동 기반이 한국이더라도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유동적으로 움직여주는 체계적인 큰 플랫폼이 있어야 하지요. 그 플랫폼 중 하나가 웰던 프로젝트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작년에 월드비전의 후원으로 아프리카 잠비아에 웰던 후원자들로부터 모은 크레파스를 가져가 은테베 학교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들을 가져왔습니다. 이 그림을 디자이너들이 다시 디자인해 판매하고 그 돈으로 은테베 학교의 모자란 교실 3개를 지어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리고 웰던 프로젝트가 사회적 기업으로서 형태를 잘 갖춰 디자이너에게 기회의 장이 되고, 그 안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로 아프리카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쿨한 곳으로 지속해서 발전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라폴리오 특집기사, 웰던 프로젝트]
1.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맑은 디자인, 웰던 프로젝트
2. 웰던 프로젝트의 원숭이 대장, 조동희를 만나다
3. 땅 파고 집 짓는 예술가들, 웰던 프로젝트 디자이너
4. 웰던 프로젝트 멀티 플레이어, 이영원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5. 메마른 세상에 단비가 되어, 웰던 프로젝트의 발자취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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